베스트셀러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
그러니까 김호연 작가의 동네 이야기 시즌 2가 되겠네요. 불편한 편의점은 제목에 끌려서 읽기 시작했어요. 우리에게 편의점이란 24시간 언제든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고 원 플러스 원 특가 상품이 나오면 득템 한 것 같고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곳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편하게 드나들어야 할 편의점이 불편하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불편한 편의점은 순식간에 이 책을 다 읽었는데 너무 빨리 읽어서 아쉬웠어요.
불편한 편의점 줄거리
청파동의 깊숙한 골목 상거리에 편의점 하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으로 정년 퇴임한 여명숙 여사의 작은 사업체입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이곳에서 독고라는 정체불명의 남성이 야간 알바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동네 이야기입니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고 있던 독고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느 날 염여사가 서울역에 왔다가 지갑을 흘려 잃어버립니다. 다른 노숙인들이 지갑의 돈을 사용하려던 그 찰나 복고는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코피까지 흘리며 온몸을 던져 염여사의 지갑을 사수합니다. 염여사가 지갑의 주인이 맞는지 주민번호 검사까지 마친 뒤에야 그녀에게 지갑을 돌려주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염여사는 그에게 인간적인 호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염여사는 사례를 거부한 사내에게 어떻게든 보상을 하고 싶었고 올바른 행동을 한 걸 지지해주고 싶어 합니다. 역시 선생님이죠. 이렇게 염여사와 인연을 맺게 된 독고는 그녀의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게 됩니다. 편의점에는 오후 시간대를 책임지는 통통 튀는 매력에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과 오전 시간대를 메워주는 50대 생계형 알바, 그리고 오여사 돈벌이의 수단이기보다 직원들의 직장을 유지하기 위한 이유가 먼저인 사장님. 여기에 주인공 독고의 듬직함이 더해져 청파동 편의점에 완전체가 꾸려집니다.
불편한 편의점의 각 챕터별 손님들
이 책의 관전 포인트는 웃음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에피소드에 있습니다. 각 챕터별로 인생의 무게를 짊어진 손님들이 등장합니다. 그들 이야기의 중심에는 항상 관찰의 대상 독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와 반전 이해와 공감이 우리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고 먹먹함을 느끼게 하여 사람의 저 깊은 속내를 달래주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우리 이웃들의 삶의 속내와 희로애락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불편한 편의점 어떤 매력 때문에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지 소개해볼게요. 덩치는 산만하고 말도 어눌해서 그리고 행동까지 굶 떠서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나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게 하는 독고인데 의외의 면이 사람을 놀라게 만듭니다. 사장님으로부터 독고에게 편의점 일을 알려주라는 특명을 받은 시연이는 그를 교육한 지 이틀째 되던 날 진상 손님을 맞이하게 됩니다. 평소 시연에게 반말에 돈 던지기를 시전 하던 그런 진상이었는데 이 진상을 퇴치하는 독고의 반전 매력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진상이 태연이 계산대로 다가왔다 시연이 도코 씨에게 더 주의를 주기도 전에 놈은 과자 몇 개를 계산대에 던져놓았다. 독고씨는 침팬지가 스마트폰을 집듯 엉성하게 바코드 리더기를 집어 들고 화려한 과자 봉지 그림들 사이에서 바코드를 열심히 찾기 시작했다. 틀렸다. 봉지를 구매하겠냐고 먼저 물었어야 한다 에라 모르겠다 시연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그냥 두고 보았다. 진상은 독고씨에게 일부러 힘든 걸 주문하고 있었다. 그런데 독고씨가 단번에 집어 들더니 바코드를 찍는 게 아닌가 진상은 승부욕이 뒀는지 이번엔 카드를 툭 던졌다. 독고씨는 순순히 카드를 집어 들어 계산을 진행했고 진상에게 카드를 돌려주었다.' 싸움의 승자는 바로 독고씨였습니다. 말투는 어눌해 보여도 할 말은 다 하는 독고씨 때문에 진짜 빵 터졌습니다. 시연은 진상손님의 퇴치에 통쾌함을 느끼면서도 하룻밤새 담배 종류를 줄줄이 읊어대는 독고의 노력에 대화할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연이 잘할 수 있는 재능을 발견해 툭 던지듯 진심을 전하는 독고로 인해서 시연은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갈 용기도 얻게 되죠.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혼수를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격만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경만은 도구가 오기 이전부터 이 편의점의 단골 고객입니다. 이 중년 사내의 유일한 낙은 퇴근길에 참새방앗간이라고 부르는 이 편의점에서 참참참을 즐기는 것입니다. 참깨라면 참치김밥 그리고 참이슬 뭔가 조화롭습니다. 본격 ppl 에피소드인가 싶기도 한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빠듯한 월급에 어린 자녀에게 들어갈 교육비와 생활비 걱정 그렇기 때문에 호프집에서 과한 안 좋아 즐기기엔 너무 술값이 과합니다. 조촐하게나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가장의 선택이 이해가 갔습니다. 경만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참참참을 즐길까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성실하게 살아온 마흔넷 인생이었습니다. 애초에 흑수저였고 제주도 별 볼 일 없는 걸 알기에 성실함과 친절함을 무기로 싸워 나가며 살았습니다. 거래처에서 만난 네 살 어린 아내와 결혼하고 쌍둥이를 낳았을 땐 흑수저의 수저질도 아름다울 수 있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금수저를 쥐고 태어난 놈들보다 값진 인생이라 자부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그 차이를 알려주었습니다. 스타트 라인부터 앞선 놈들은 해가 거듭할수록 여유가 생겼고 능력과 돈을 축적할 수 있었고 반면 이제 경마는 탄약이 고갈되어 곧 맨몸으로 돌진해야 하는 참호 속 병사가 된 심정이었다. 유일한 장점이던 성실함과 친절함의 바탕은 체력이었고 나이가 들어가며 딸리는 체력은 성실함과 친절함을 무능력과 비굴함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체력은 정신력조차 지배하게 되어 멘털이 털리는 날이 늘어났고 곧 대표와 동료들의 무시로 돌아왔습니다. 중년 가장의 어깨에 내려앉은 그 무게가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이런 생각에 젖어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 혼수를 즐기는 경마는 독고에 대해 오해를 합니다. 이전에 새벽 알바를 했던 남성의 자리를 빼앗은 세상 걱정 없는 사장님으로 말입니다. 얼마간 경만을 지켜봤던 독고는 나름의 위로를 경만에게 건넸고 경만은 그 위로에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동네 할머니들의 심부름꾼이자 편의점 매출 극대에 지대하게 기여하는 모습으로 거듭 매사 마음에 안 들던 독고에게 눈물 바람으로 자신의 가정사를 털어놓는 오 여사와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과 독고를 관찰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만 갑니다. 이렇게 염여사와의 관계를 시작으로 염려사의 주변 사람들과 그 주변에 살고 있는 편의점 고객들과 접점이 생기는 일을 꽤 잘 해낼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 갑니다. 이렇게 인물의 특징을 보여주는 일화 속에서 응어리지거나 감춰두려고 했던 하지만 누군가에게 다 토해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을 보여줍니다.
불편한 편의점의 독고씨
막상 독고, 그 자신은 알코올성 치매로 인해서 자신의 사연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서서히 되살아나는 기억의 조각을 맞춰가는 도구 과연 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불편한 편의점 감상평
등장인물들의 삶이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아주 평범하면서도 전해줘서 매력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편의점을 지키는 인물들과 그곳에서 몸과 마음을 쉬어가는 인물들 또 자신이 머무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며 타인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그들의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엔 동네 이야기 시즌 1 망원동 브라더스로 돌아올게요. 개인적으로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책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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